기타/역사

역사 교수가 본 EU4 3부

개성공단 2021. 11. 17. 20:50

사진은 무굴 제국의 악바르 1세

 
 
1부가 혼합된 평가를 내렸고
2부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면
3부는 매우 혹독한 평가를 내릴거라고 교수님께서 말하신다
 
 
 
EU4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두 지리적 초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분명 게임 이름은 유로파인데
다른 대륙 국가도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새 게임을 시작하면, 기본 화면은 유럽 대륙이고
 
게임상의 1~2티어 국가
영국, 프랑스, 오스만, 카스티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브란덴부르크,
스웨덴, 모스코비아, 폴란드 등 유럽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당연히 게임에서의 분량 또한 유럽이 더 많다
 
 
다만, EU3보다는 비유럽 지역에서도 재미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비유럽 국가로서 강국의 타이틀을 유지하기엔 매우 어렵다
 
 
그래도 EU4는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유럽 이외의 국가들에 대한 콘텐츠를 추가했는데
 
특정한 비유럽 지역에서 정치적 분열성을 더 잘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를 추가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여전히 유럽에 더 많은 컨텐츠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격차는 예전과는 다르며, 매번 업뎃할 때마다 좁혀지고 있는 참이다
 
또한 패러독스는 꽤 의식적으로 비유럽 국가에 시간을 할애하는데
그 이유는 통계를 볼 때, 플레이어들이 유럽국가를 주로 고르기 때문이다
 
제작진들은 그들이 비유럽국가들을 플레이 하지 않는 것을 보며
더욱 더 게임 개선에 열을 올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

시간이 더 지난 

비쟈아나기르는 확장을 계속한 끝에

바랏 국가를 형성했다

 

주위엔 명나라와 무굴 제국이 있는데

국가 자체로만 본다면 바랏이 조금 더 강하나

무굴은 여럿의 동맹국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듯 하다

 

 

 

 

EU4를 세계적인 게임으로 만든 요인은 대체 무엇인가?

 

 

EU4와 비슷한 게임인 ETW와 비교해보자

 

ETW는 중동, 이집트, 인도, 카리브해

북중미, 유럽을 배경으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플레이 가능한 나라는 유럽 국가와 미국 밖에 없다

(오스만 제국과 마라타가 있지만 일단 제쳐두자)

 

그리고 그 배경 자체도 '

플레이 가능한 국가의 먹잇감일 뿐이다

 

 

하지만 EU4의 경우

전통적인 강대국, 서유럽 외의 나라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델리, 아유타야, 명, 일본, 만주, 에티오피아, 만주, 벵갈

비자야나기르, 맘루크, 말리, 에티오피아, 킬와 

매우 흥미로운 선택을 즐길 수 있다

 

이들 모든 국가는 그들만의 아이디어 트리를 가지고 있으며

명나라의 천명, 일본의 막부, 힌두교의 수호신 

독특한 내부적인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또한 비유럽의 소국들 또한

주변의 강대국이나 유럽의 제국주의 확장에 맞서

버텨내는 도전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지만

이런 방식을 흉내내려고 하는 게임은 매우 드물다

EU4의 무역 노드 구조

 

무역 방향은 바꿀 수 없고

이는 무역이 조금이라도 진행될 경우

항상 아메리카와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비유럽 지역에서 역사적인 게임을 할 수 있느냐?

그건 또 아니다

 

 

가장 먼저 시급한 문제는 바로 무역인데

 

일단 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자

 

게임 내의 모든 지역은 

하나의 수출 상품(곡물, 비단, 설탕 등)을 생산한다

 

이러한 제품은 무역 가치로 변환되어

지역 무역 노드에 통합된다

 

상인, 무역선 및 지역 통제는 

그 국가에게 무역력을 제공하는데

이것을 수집(돈으로 환산)하거나 이송(다른 노드로 넘김)할 수 있다

 

수집은 국가의 거점 노드에서 가장 효율적이므로

무역 중심 국가를 위한 주요 전략은

무역력을 이송하여 한 곳으로 한데모아

무역력을 가장 많이 모은 곳에서 수집하는 것이다

 

 

 

 

근데 사실 이건

실제 세계에서 무역을 위한 좋은 전략은 아니다

 

중상주의는 심각한 경제 이론이였다는 것

 

(중상주의를 단순히 설명하자면

수출 많이하고, 수입을 줄이자는 것

그러면 국가의 부는 매우 늘어갈 것이다...?)

 

 

예를 들어, 아편전쟁 이전의 중국의 상품 진출은

유럽의 상인들을 부유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명나라와 청나라의 주요 수입원이였다

 

삼국무역의 노예 무역은

서아프리카가 대신에 유럽산 총기를 가져옴으로써

자신들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고

 

북아메리카 원주민 역시

자기네들끼리 경쟁을 펼치느라

유럽의 무기를 지역 상품과 교환하곤 했다

 

 

 

 

일단 가장 설계를 잘못했다는 것은

무역 노드가 제한된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

 

무역력을 다른 노드로 이송시키거나

아니면 차단하는 방식도 있지만

일단 노드는 어느 끝으로 흐를 것이고

그 끝의 노드가 가장 수입이 짭짤할게 분명한데

 

끝에 있는 노드는 총 3개가 있고

문제는 모두 다 유럽에 있다는 것이다

(영국 해협, 베니스, 제노바)

 

결과적으로 무역은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흘러들어가는 설정이 되어버린다

(절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만, 비유럽에서 무역 중심 국가가 될 수 있긴 하지만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몇몇 시작 지역은 유입 노드가 아예 없다!

라사, 아마존, 캘리포니아, 시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마도 패러독스 개발진들은

무역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개발자의 코멘트에 의하면

지금 바꾸기엔 이미 이 게임의 근본적인 것이 되어버려

게임을 다시 개발하지 않는 이상 힘들 것 같다 한다

 

어쨌든 유럽 강대국들이 무역과 수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국주의 확장과, 식민주의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 외에

EU4의 무역 시스템은 그리 좋은 시뮬레이션은 아니며

결과적으로 교육에 보태기엔 좋지가 않아 보인다

지도에서 보이는 백분율 값은

현재 자국이 각 노드에서

얼마나 무역력을 먹고 있는지 알려주는 값이다

 

바랏은 인도의 무역 노드를 독점했고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유출되는 무역을 통제하고 있다

 

 

 

아무튼 이것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던 엄청난 지리적 이점이

유럽에 갑자기 생겨나버렸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J.L. Abu-Lughod

Before European Hegemony:

The World System A.D. 1250-1350 (1989)

읽어보길 권한다

 

뭐... 이 무역 시스템은

인간 플레이어가 잘만 쓰면 굉장히 좋지만

 

AI의 경우 그다지 무역 시스템에 집중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EU4의 무역 시스템과 세계 무역은

둘 다 상당히 형편없는 시뮬레이터 이며

 

우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세계 무역의 한 가지 측면을

심도 있게 다루어 볼 것이다

반면에 네덜란드가 남미의 무역 노드를 독점했고

때문에 남미의 무역 노드는 유럽으로 유출될 것이다

 

 

 

노예

 

 

 

나는 여기서 용어를 하나 만들겠다

 

'패러독스의 딜레마'

(이 딜레마는 나중에 HOI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역사를 아예 은폐하지는 않으면서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간략하게 생략하려는 욕망을 뜻한다

 

 

솔직히 플레이어라고 해도

대량 학살이나 노예가 되는 시뮬레이터를 하고 싶겠는가?

 

 

내가 위에서 '어느 나라든 플레이할 수 있다'고 칭찬한 이유는

플레이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을 예를 들어보자

대서양의 노예 무역에 관해 플레이어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으며

역사의 좋은 측면만 과장해, 플레이어를 유혹해버린다

 

 

 

하지만 나는 패러독스 개발자들이 마련한

해결책에 만족스럽지 못한 입장이다

 

역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예제는 내가 EU4에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몇 안 되는 역사적 주제 중 하나이다

 

 

 

우선, 노예제는 EU4에 존재한다

 

 

노예는 아프리카에서만 생산되며

1500년경에는 삼각무역 이벤트로 값어치가 반절이나 증가하지만

1710년경에 노예제 폐지 이벤트로 값이 떨어진다

행정기술이 15가 되면 디시전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할 수 있으며

노예가 생산되던 지역은 다른 생산품으로 대체된다

 

노예는 족쇄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무역 상품들 중 하나다

 

반면에 VIC2는 상품이라기보단

POP이라고 불리는 계층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다

 

 

 

 

 

이게 끝이다

노예는 무역 시스템에서

설탕이나 차와 똑같은 생산품으로 작용한다

 

 

첫째, 노예제가 아프리카에서만 생산되고

유럽적인 것으로 표현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잘못되었고

역사적인 노예제에 있어서 왜곡이다

 

지중해의 노예 습격은

기독교와 이슬람 사회 사이의 전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이였다

 

 

오스만의 노예 무역은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않고

무굴 제국 하에서 시행된 인도의 노예 무역 또한

전혀 묘사되지 않고 있다

 

(노예 무역는 유라시아 스텝 지역에서도 시행되었다)

EU4의 생산품 지도

 

노예 생산 지역이 

이 이미지 안에만 있다는 것을 주목하라

 

특히, 노예를 표현하는 색깔이

'검은색'인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입장이다

 

 

 

 

더군다나 EU4의 노예제는

1400년대~1500년대에서 갑자기 생겨난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노예제도는 전 세계 많은 사회에 뿌리 깊인 제도였다

 

 

 

 

그리고 더 이상한 사실은

이 게임은 노예제의 형태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것

 

일반적인 플레이 중에

유럽 국가들은 영토를 점령해가며

아프리카의 해안 지대를 확장하기 시작할 것이고

노예를 무역망으로 끌어들이는 것인데

 

문제는 1821년 이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에서의 유럽 식민주의는 발흥하지 않았고

대서양 횡단 노예 무역도 작동하지 않았었다

 

특히 유럽은 서아프리카의 영토도 최소로 점령했었는데

지리적 문제와 말라리아 같은 질병의 조합으로 인해

소수의 항구 및 요새 이상의 확장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러한 항구와 요새는

주로 경제적, 전략적인 이유로

유럽의 상인들을 허용한 그 지역의 아프리카 통치자들 덕분이였다

 

 

 

유럽 무역업자의 등장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전략적 구속에 빠뜨렸는데

이 국가들은 종종 영토보다는 사람을 목표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에서 얻은 포로의 노예화는 서아프리카의 핵심 자원이였는데

유럽의 상인들은 이 노예를 아메리카로 수송하여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농장을 연구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유럽의 노예 상인들은 

노예들을 위한 상당한 돈을 지불한 용의가 있었고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그들의 무역을 거부할 경우

국가간의 분쟁에 휘말릴 수 있었기에

잠재적인 수입원을 포기하는 선택지를 두고 말았다

1788년, 영국의 노예선 브룩스호

이 배는 노예를 거의 비인간적으로 대우했고

많은 노예들이 이 배에서 죽어나갔다

 

하지만 EU4는 이런 비인간성의 어떤 것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1680년

유럽의 상인들이 서아프리카에

플린트락 소총을 들고오면서 엄청난 변화가 생기는데

 

밤에 몰래 움직이면서

기습하는데 매우 효율적이였던 이 무기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매우 흥미로웠고

너도나도 노예와 교환하며 무기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잠재적인 수입원을 포기하는 악수였지만

모두가 총을 거래하는 마당에, 자신 혼자 무역을 중단한다면

주위와의 경쟁에서 패배할 수 있기 때문에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런 딜레마에 갇히고 말았다

 

 

 

다호메이를 예를 들자면

1670년만 해도, 연간 3천명이 거래되었지만

플린트락 소총이 도입된 이후

1688년에는 연간 2만명이 거래되었다

 

또한 플린트락이 이 지역으로 대거 밀려들자

 

1682년 1인당 2개의 총이였던 노예 가격은

1718년 1인강 24~32개의 총으로 크게 폭락했다

 

다호메이는 이 무기들로 남부 지역을 완전히 정복했고

그 지역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총기를 거래하길 원했고

곧 서아프리카에서 최대 노예 거래 국가가 되었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유럽 상인들의 관계는

어느 한 국가가 무역을 독점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또한 대부분의 국가가 협정이라도 맺지 않는 한

노예 무역에서 안전하게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대서양 횡단 노예 무역을 보여주는 표

 

다만 EU4는 이러한 표를 반영하지 않는다

 

그리고 맨 처음에 언급했듯이

EU4는 국가 자체가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인간적인 결과를 도출하진 않는다

 

노예제에 대한 대우 또한 마찬가지다

 

 

 

 

 

 

 

 

EU4는 유럽의 시뮬레이터에서

세계적인 시뮬레이터로 전환하려는 욕망과

패러독스의 딜레마를 잘 표현한 게임이다

 

여전히 유럽에 조금 버프를 주고 있지만

적어도 비유럽 지역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확실히, 전작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요약글>

 

 

 

ETW는 

엠파이어 토탈 워라는 게임으로

제국주의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지만

플레이어 국가는 아까 말한대로 열강 외엔 없다

 

EU4로 치면 전세계 지도 그려놓고

1티어 국가들만 플레이 할 수 있고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원주민 밖에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맘루크 원주민, 명 원주민, 아메리카 원주민, 아시카와 원주민...)

 

 

교수가 말하는 거 보면

토탈 워는 삼국지도 있고, 쇼군도 있긴 하지만

거의 다 유럽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에

 

유로파는 비유럽 지역을 플레이 할 수도 있고

관련한 컨텐츠도 준비되어 있다는 것

이것은 교수가 높게 평가함

 

 

다만, 가장 시급한 문제인 무역이나

역사적과는 전혀 다른 노예제 같은 것을 볼 때

아직도 유럽에 편중되어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함

 

또한 교수가 '패러독스의 딜레마'란 용어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역사는 되도록 없애고

스페인으로 알안달루스 처만드는

뭔가 뒤틀리고도 이상한 것을 과장해서 보여주거나

 

역사를 아예 은폐하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근데 그대로 넣자니... 불편해하는 사람들 있을 것 같고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패러독스 개발진의 욕망을 교수는 지적함

 

 

 

 

다만, 노예제 자체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수가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는데

 

 

 

 

이에 대한 교수의 생각으로

게임이 스웨덴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해답이 있음

 

식민지하고는 거리가 먼 나라였기에

딜레마를 겪으면서도, 노예제 자체는 넣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참고로 ETW는 노예제가 등장도 하지 않는데

토탈 워는 영국의 게임 제작사에서 만들어졌다

 

교수 생각으로는 영국에서 노예제는

너무 민감한 주제라고 판단했기에 제거되었다고 추측했다

 

 

 

 

 

이 글은 4부가 마지막이다